두 번의 퇴직연금 이전, 그리고 두 번의 현금화 경험
퇴직연금을 옮기는 일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2026년 9월, 나는 삼성생명에서 운용하던 퇴직연금 DC 계좌를 삼성증권으로 이전했다.
퇴직이 몇 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앞으로의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다시 정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전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다시 경험했다.
보유하고 있던 ETF를 모두 매도해야 했던 것이다.
처음 겪는 일은 아니었다.
과거에도 삼성증권에서 운용하던 퇴직연금을 이직하면서 삼성생명으로 이전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보유 ETF를 모두 매도하고 현금으로 이전해야 했다.
그런데 2026년에는 이미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두 번의 퇴직연금 이전 과정에서 모두 ETF를 현금화해야 했던 경험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이전, 실물이전 제도가 없던 시절
처음 퇴직연금 DC 계좌를 직접 운용했던 금융회사는 삼성증권이었다.
당시에도 여러 ETF를 활용해 퇴직연금을 운용했다.
이후 회사를 옮기면서 퇴직연금을 삼성생명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때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마련되기 전이었다.
보유하고 있던 ETF를 그대로 옮길 수 없었기 때문에 전량 매도하고 현금으로 이전했다.
당시 계좌 전체로는 수익이 발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모든 ETF가 수익 상태였던 것은 아니다. 일부 상품은 손실 상태였음에도 이전을 위해 매도해야 했다.
오래된 일이어서 당시 보유종목과 매매내역, 정확한 수익률을 확인할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과거의 수익률을 추정해 기록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그때의 경험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내가 투자 판단에 따라 매도하는 것과 계좌 이전을 위해 매도해야 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던 자산이라도 금융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투자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경험했다.
2024년,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작됐다
2024년 10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됐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퇴직연금 상품은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유형의 퇴직연금 계좌 사이에서 이전하는 방식이다.
-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급여형(DB)으로
- 확정기여형(DC)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ETF와 공모펀드 등도 조건에 따라 실물이전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퇴직연금을 옮기면서 ETF를 모두 매도해야 했던 나에게는 반가운 변화였다.
투자자가 보유자산을 유지하면서 금융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요한 조건이 있다.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었다고 해서 모든 계좌와 모든 금융상품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퇴직연금 계좌의 계약 형태, 보유상품의 특성, 이전받는 금융회사의 상품 취급 여부 등에 따라 실물이전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전을 신청하기 전에 내 계좌와 상품이 실제로 이전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2026년 9월 14일, 삼성생명에서 연락이 왔다
2026년 9월 14일, 삼성생명에서 두 건의 카카오톡 알림을 받았다.
첫 번째는 퇴직연금 이전 의사 확인 안내였다.
삼성생명에서 삼성증권으로 퇴직연금 DC 계좌를 이전하는 신청이 접수되었으니, 이전 내용을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안내문에는 실물이전 가능 상품이라도 실제 이전 과정에서 상품별 특성에 따라 실물이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이 경우 상품이 매도되어 현금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같은 날 두 번째 알림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ETF 매도 요청이었다.
삼성생명은 내가 보유한 ETF로 인해 퇴직연금 DC 계약이전 청구가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그리고 보유 중인 ETF를 매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내문에는 ETF 매도가 체결된 뒤 2영업일에 계약이전 청구가 진행된다고 적혀 있었다.
과거와 달리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ETF를 그대로 옮길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실제 이전 과정에서는 매도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은 것이다.

이번에도 ETF 전량을 직접 매도했다
삼성생명의 안내를 받은 뒤, 나는 보유하고 있던 ETF를 모두 직접 매도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
금융회사가 ETF를 자동으로 매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매도 주문을 실행했다.
삼성생명에서 매도를 요청했고, 나는 퇴직연금 이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보유 ETF 전량을 현금화했다.
과거 이직 당시에는 실물이전 제도 자체가 없어서 ETF를 매도해야 했다.
이번에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ETF를 매도해야 했다.
다만 삼성생명의 카카오톡 안내만으로는 당시 실물이전이 제한된 근본적인 사유까지 확인할 수 없다.
퇴직연금의 계약 형태 때문이었는지, 보유 ETF의 상품별 조건 때문이었는지, 또는 다른 이전 조건 때문이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험회사에서 증권회사로 퇴직연금을 이전하면 반드시 ETF를 매도해야 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음에도 실제 이전 과정에서 ETF 매도를 요청받았고, 전량을 직접 매도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제도의 존재와 개별 계좌에서의 실제 이용 가능 여부는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ETF를 현금화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퇴직연금을 이전하기 위해 ETF를 매도하는 것이 반드시 투자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몇 가지 고려할 문제가 생긴다.
첫째, 기존 투자 계획과 관계없이 매도해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던 ETF라도 이전 절차를 위해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손실 상태인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도 시점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
둘째, 투자하지 않는 기간이 발생할 수 있다.
ETF를 매도한 뒤 이전이 완료되고 새로운 계좌에서 다시 매수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기간에 시장이 상승하면 상승분을 놓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한다면 현금 보유가 결과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전 과정에서의 현금화가 언제나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셋째, 새로운 금융회사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기존 ETF를 그대로 다시 매수할 수도 있고, 새로운 투자 원칙에 따라 자산배분을 변경할 수도 있다.
나에게는 세 번째 문제가 특히 중요했다.
이번에는 기존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복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퇴직연금 이전은 단순히 금융회사를 변경하는 일이 아니었다.
퇴직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연금 운용 원칙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상품이나 ETF를 모두 매도한 상황에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지금까지 보유했던 ETF를 그대로 다시 매수하는 것이 앞으로의 퇴직 준비에도 적절할까?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자산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퇴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시장 하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해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산을 세 가지 역할로 구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했다.
자산별 역할과 목표 비중
| Core | 장기적인 자산 성장의 중심 | 70% |
| Satellite | 추가 성장 기회 추구 | 20% |
| Income | 분배금과 현금흐름을 고려하는 자산 | 10% |
내가 정한 C/S/I 포트폴리오 구조다.
물론 이 비중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정답은 아니다.
내가 퇴직까지 남은 기간과 투자 경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고려해 정한 개인적인 기준이다.
또한 실제 퇴직연금 DC 계좌에서는 위험자산 투자한도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C/S/I 비중과 법령상 위험자산·비위험자산 구분은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다.
9월 22일, 새로운 계좌에 현금이 들어왔다
2026년 9월 22일, 삼성증권 퇴직연금 DC 계좌로 이전 자금이 입금됐다.
254,321,267원.
약 2억5천만원의 퇴직연금이 새로운 계좌에서 다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에서의 운용은 마무리됐지만, 투자자로서 해야 할 일은 오히려 새롭게 시작됐다.
이 돈을 한 번에 모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 상황과 자산별 역할을 고려해 나누어 투자할 것인가.
기존 ETF를 다시 매수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가.
나는 이전받은 자금을 한 번에 모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9월 23일,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위한 첫 매수를 시작했다.
두 번의 퇴직연금 이전에서 배운 것
과거 삼성증권에서 삼성생명으로 이전할 때는 실물이전 제도가 없었다.
2026년 삼성생명에서 삼성증권으로 이전할 때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지만 ETF 전량을 직접 매도해야 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퇴직연금 운용에서 상품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바로 계좌를 둘러싼 제도와 실제 운용 조건이다.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 상품을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는지, 이전 과정에서 현금화가 필요한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도 장기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 금융회사를 이전할 일이 생긴다면 보유상품별 실물이전 가능 여부부터 확인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금융회사에서 받은 안내, 실제 매도와 입금 내역,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이유까지.
수익률뿐 아니라 그 수익률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기록하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이전 과정이 끝나면 기록도 사라졌다. 이번에는 그 과정 자체를 남기려고 한다.
다음 글에서는 2026년 9월 23일 첫 매수한 ETF 7개와 약 2억5천만원의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운용하기로 한 이유를 기록하겠다.
이 글은 필자의 실제 퇴직연금 이전 경험과 당시 삼성생명 안내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실물이전 가능 여부는 계좌의 계약 형태, 보유상품 및 금융회사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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