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률 46.66%, 하지만 숫자보다 더 중요하게 남기고 싶은 것
다시 들여다본 퇴직연금
2026년 9월, 나는 삼성생명에서 운용하던 퇴직연금 DC 계좌를 삼성증권으로 이전했다.
퇴직이 몇 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다.
이번 이전은 단순히 금융회사를 바꾸는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남은 직장생활 동안 퇴직연금을 어떤 원칙으로 운용할 것인지 다시 정리하고 세팅하기 위함이다.
이전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삼성생명에서 운용했던 퇴직연금의 성과를 확인했다.
화면에 표시된 수익률은 **46.66%**였다.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숫자를 확인하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계좌의 수익률은 남아 있었지만, 그 수익률을 만들어온 과정에 대한 기록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퇴직연금 DC 운용 결과
삼성생명에서 확인한 운용 기록은 다음과 같다.
| 운용기간 | 2023.07.25 ~ 2026.09.20 |
| 운용일수 | 1,153일 |
| 누적 납입금액 | 173,393,880원 |
| 운용수익 | 80,907,532원 |
| 최종 적립금 | 254,301,412원 |
| 화면 표시 수익률 | 46.66% |

약 3년 2개월 동안의 기록이다.
누적 납입금액과 운용수익을 합하면 최종 적립금이 된다.
이 수치는 내가 퇴직연금 DC 이전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당시 확인한 계좌 기록이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46.66%는 삼성생명 화면에 표시된 (누적) 수익률이며, 연평균 수익률을 의미하지 않는다.
퇴직연금은 운용기간 중 추가 납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적 수익률을 단순히 운용연수로 나누어 매년 같은 수익률을 얻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나는 추가 납입은 하지 못하고 ETF 분배금은 전액 재투자하였다.
다른 가입자들과 비교하면 어떨까?

같은 화면에는 삼성생명 DC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도 표시되어 있었다.
가입자 평균 수익률은 9.27%였다.
내 계좌에 표시된 46.66%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퇴직연금 가입자마다 보유한 상품이 다르고, 주식형 자산의 비중도 다르다. 투자 시점과 운용 기간, 위험을 감수한 정도도 서로 다를 수 있다.
특히 평균 수익률의 산출 기준이 내 계좌의 수익률과 완전히 동일한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숫자를 직접적인 운용 능력 비교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이 비교는 참고 자료로만 남겨두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지가 아니라,
내가 감수한 위험과 선택한 운용 방식이 내 노후 준비에 적절했는가 하는 점이다.
수익률은 남았지만 판단의 기록은 부족했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여러 ETF에 투자했다.
일부 상품에서는 수익이 발생했고, 일부 상품에서는 손실도 경험했다.
계좌 전체로는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지만 모든 투자 판단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과거를 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개별 상품의 수익이나 손실 자체가 아니다.
왜 그 상품을 선택했는지.
당시 시장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자산의 비중을 결정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런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자를 할 당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계좌의 수익률은 금융회사에 남지만, 투자자의 판단 과정은 스스로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번에 퇴직연금 운용 기록을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다.
퇴직연금은 수익률만 높으면 되는 계좌일까?
퇴직이 아직 멀리 남아 있을 때와 가까워졌을 때는 같은 자산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자산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시장 하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을 때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지, 생활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시장 회복 시점이 겹치지 않을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장기적인 자산 성장이다.
퇴직까지 남은 기간에도 자산이 성장할 기회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두 번째는 위험 관리이다.
시장 상황이 달라졌을 때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자산 배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미리 기준을 만들어 두려고 한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과거의 운용 방식을 무조건 반복하기보다는 지금의 상황과 목적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계하려는 이유다.
그래서 다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로 했다
2026년 9월, 삼성생명에서 삼성증권으로 퇴직연금을 다시 이전했다.
이번 이전을 계기로 기존의 상품들을 단순히 다시 매수하는 대신, 퇴직연금 전체의 목적과 자산별 역할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자산의 성격에 따라 역할을 구분하라는 연금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세 가지 역할로 구분하는 것이다.
Core — 장기적인 자산 성장의 중심
Satellite — 성장 기회를 추구하되 비중을 관리하는 자산
Income — 분배금과 현금흐름의 역할을 고려하는 자산
그리고 나는 이것을 C/S/I 구조라고 부르기로 했고, 퇴직연금 DC의 장기 목표 비중은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구분목표 비중
| Core | 70% |
| Satellite | 20% |
| Income | 10% |
이 비중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퇴직까지 남은 기간, 투자 경험, 자산의 목적, 감수할 수 있는 위험 등을 고려해 정한 개인적인 운용 기준이다.
또한, 퇴직연금 DC 계좌에는 위험자산 투자한도 등 제도적인 제약이 있으므로 실제 상품 구성에서는 이러한 조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는 목표 비중과 실제 비중을 비교하고, 왜 차이가 발생했는지, 어떤 판단으로 조정했는지를 기록하려고 한다.
이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남기려고 한다
삼성생명 퇴직연금 계좌에서 확인한 46.66%라는 수익률은 과거의 결과다.
앞으로도 같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장이 달라질 수도 있고, 내가 선택한 전략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단순히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으려고 한다.
매월 실제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목표 자산배분과 비교할 것이다.
매수와 매도의 이유도 기록할 것이다.
시장과 경제를 관찰하면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남길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그 판단을 다시 평가해 보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직접 개발하고 있는 Macro Analyzer와 같은 분석 소프트웨어도 활용할 계획이다.
아직 완성된 도구들은 아니지만 실제 자산을 관리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개선하고, 그 과정도 함께 기록하려고 한다.
내가 이러한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4년 정도 퇴직연금 DC 운용을 하는 동안 내가 원칙 없이 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름의 원칙이 없다보니 계속해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기계적으로 운용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활용하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판단을 할 때 고민을 덜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노후자산을 어떤 원칙으로 관리했는지 시간이 지나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다음 기록을 시작하며
삼성생명에서의 퇴직연금 운용은 2026년 9월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다시 삼성증권에서 퇴직연금 운용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금융회사 이전 과정에서 보유자산을 현금화해야 했다.
과거 이직 당시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삼성증권 퇴직연금 DC계좌에서 보유중인 ETF를 모두 매도한 다음 현금으로 삼성생명 퇴직연금 DC계좌로 이전해야 했었다. 당시에도 수익률이 좋은 ETF도 있었고, 평가 손실중인 ETF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매도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물이전 제도가 마련된 이후임에도 삼성생명 DC에서 삼성증권 DC로 퇴직연금을 이전 과정에서 보유중인 ETF를 현물이전 할 수 없어서 또다시 모두 매도한 후 현금으로 이전해야 했다.
퇴직연금 이전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꼭 이점을 확인하시길 바란다.
이전 완료 후 내 계좌에는 약 2억5천 만원의 현금이 들어왔다.
이 돈을 한 번에 모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을 나누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인가.
다음 글에서는 그때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실제로 어떤 자산부터 매수했는지 기록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결과만 남았다. 이제부터는 판단의 과정도 남기려고 한다.
이 글은 필자의 실제 퇴직연금 운용 경험과 당시 계좌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거나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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